상담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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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화를 통한 통합적 서비스 체계 구축

김창대 교수
2023-10-12

[한국상담학회 전문가칼럼 원고]
1) 이 원고는 ‘온 국민마음건강을 위한 전문사담사단체 협의회’에서 주관하여 국회에서 개최된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온 국민마음건강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김창대 (온 국민 마음 건강을 위한 전문상담사 단체협의회 회장, 서울대 교수)

현재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위험을 당면하고 있다. 소위 ‘묻지 마 칼부림’, 데이트 폭력, 청년 실업, 학생-교사 폭력, 가상공간에서의 증오 등으로 대표되는 위험들을 겪을 때 당면하는 고통과 상처가 존재한다. 이러한 고통과 상처를 해결하고자 할 때, 가해자, 피해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며, 경제적 및 사회적 지원만으로 고통과 상처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개인의 관계, 감정, 영성, 마음 건강 영역에서의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을 촉진하며, 그들의 주체적 해결력을 임파워링(Empowering)을 하는 것인데, 이것이 전문상담사들이 해야할 일이다.

물론 의료와 사회복지가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들과 구별되게 전문상담사가 해야 하는 일의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영역의 구분은 협력에 선행한다. 즉 협력을 하려면 영역이 구분되어야 한다. 의료, 사회복지, 전문 상담 조력서비스 간에 협력이 있으려면 상호 간의 구분이 선행되어야 하며, 영역을 명확히 구별하여,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을 분명히 하고, 그들간의 협력 체계를 하나의 구조로 만드는 것을 제도화라고 한다. 보건 의료분야에서 진단 및 약물·집중 치료를 통해 정신병리를, 사회복지 분야에서 직접 지원 및 정책 지원을 통해 경제-사회-제도적 결핍을, 전문 상담 분야에서 장·단기 상담을 통해 비 의료적 마음 건강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규정을 정립한다면 이들 간의 협력 및 통합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에서 ‘전문 상담’은 모호한 위치에 있다.
① 각종 법과 규정에서 ‘상담의 기능’은 언급하나 그것을 담당할 주체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즉, 법과 규정에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지만, 그것이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법이 없다.
② 많은 학부와 대학원의 상담 전공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이 양성되고 있지만, ‘자격’으로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③ 몇몇 학회 및 단체에서도 상담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필요를 자각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개별적인 과정으로 전문상담사를 양성 중이지만, 그 과정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현재 상담관련 민간자격증이 3,500여개가 된다는 점만 보아도 얼마나 표준화되어 있으며, 양질의 과정과 부실한 과정이 혼재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④ 게다가 전문상담사들은 공적인 양성교육 체계가 아닌 체계 밖에서 개인 비용으로 자격증을 취득한다.
⑤ 앞서 말한 부실한 민간 자격증이 난립하고 있으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⑥ 상담학계에서 힘을 모아서 자격기준을 법적으로 표준화하고 그 기준에 따라 양질의 전문상담사를 국가가 양성하게끔 힘을 모아야 하지만, 오히려 방향성에 있어 갈등과 충돌이 많다.

의료나 사회복지로는 충분치 않은 영역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현재 양성되고 있는 전문상담사들이 개인적인 비용으로 자격을 취득해온 관행을 바꾸어 양성과정을 공적이 교육체계 내에서 국가가 양성하고 관리하며 질적으로 표준화하게끔 하기 위해 전문상담사 자격의 법제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법제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와 쟁점들이 있으며, 2022년 발의된 법안과 그 법안들이 조율되어 통합되어 최근 발의된 법안 지난 2023년 1월 19일 「국민 마음건강 증진을 위한 상담서비스 지원법안」(대표발의: 김민철의원)이 새롭게 발의되었다. 이 법안은 2022년 발의되었던 「심리상담사법안」(대표발의: 최종윤의원), 「국민 마음건강증진 및 심리상담지원에 관한 법률안」(대표발의: 전봉민의원), 「상담사법안」(심상정의원), 「심리사법안」(서정숙의원) 등 4개 법안 중에서 큰 틀에서 성격이 유사한 앞의 세 법안을 조율, 통합하여 상담학계 여러 단체, 기관, 그리고 종교계의 지지를 얻은 법안이다.
은 다음과 같은 방향을 가지고 있으며 또 그 방향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

 

2) 지난 2023년 1월 19일 「국민 마음건강 증진을 위한 상담서비스 지원법안」(대표발의: 김민철의원)이 새롭게 발의되었다. 이 법안은 2022년 발의되었던 「심리상담사법안」(대표발의: 최종윤의원), 「국민 마음건강증진 및 심리상담지원에 관한 법률안」(대표발의: 전봉민의원), 「상담사법안」(심상정의원), 「심리사법안」(서정숙의원) 등 4개 법안 중에서 큰 틀에서 성격이 유사한 앞의 세 법안을 조율, 통합하여 상담학계 여러 단체, 기관, 그리고 종교계의 지지를 얻은 법안이다.

 

쟁점 1: 전문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은 정체성과 특성을 가져야 하는가?


한 전문직의 전문적 소양과 정체성은 양성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자격을 가진 전문상담사를 배출하는 양성과정은 ‘상담’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학과가 아닌) 프로그램’의 형태가 되어야 한다. 이 원칙에 어긋나는 양성과정은 몇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학과 중심이다. 예컨대, 어떤 학과(예: 심리학과)는 전통적으로 상담이 그 학과(심리학)의 하위 학문이었기 때문에 전문상담사가 되려면 그 학과 출신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이 주장은 국내에서 현재 국내의 대학 및 대학원에서 상담을 가르치는 교수와 배타성에 문제를 제기한 종교계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최근에는 다소 후퇴한 것 같다. 전문상담사 양성과정은 전문상담사의 다양한 영역과 상담이라는 학문의 융합적 특성, 그리고 과학, 인문학, 종교 등 어느 한 측면으로만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특성을 고려할 때, 특정 학과 중심이 아니라, (학과와 상관없이) 상담사의 전문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교과목과 실습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중심이 되어야 한다.

둘째, 현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전통적 학문 영역 중심이다. 이런 입장은 상담이 심리학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전문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은 심리학 관련 과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입장은 학과 중심의 변형된 형태이지만,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 ① 전문 상담이 현대사회에서 발전한 고유한 응용학문임을 간과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장은 현대사회에서 발전한 응용학문 중 하나인 ‘경영학’이나 ‘공학’이 ‘경제학’과 ‘물리학’ 같은 기초학문에서 발전했다고 해서, ‘경영학자(경영전문가)’, ‘공학자’가 되려면 ‘경제학 관련 과목’으로 구성된 양성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백번 양보하여 상담 관련 과목을 주축으로 하되, 심리학에서 상담에 도움이 되는 기초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학(또는 대학원)의 이수학점이 제한되어 있음을 고려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때는 ‘심리학 관련’이라는 기준이 아닌 ‘상담학 관련’이라는 기준을 근거로 해야 한다. 아래는 ‘상담학 관련 과목’으로 구성된 전문상담사 양성과정의 예들이다. 이 교육 과정과 심리학과에서 개설하는 ‘심리학 관련 과목’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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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학 상담학과(대부분 상담학 관련 교과목과 실습으로 구성)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인간행동의 이해 상담이론과 실제 상담연구방법론 심리검사 국내인턴십1 국내인턴십1
사회행동이론 인간특성발달 진로상담 아동청소년상담 국내인턴십2 국내인턴십2
상담학개론 공감과 존중 산업체현장실습1 산업체현장실습1 국외인턴십1 국외인턴십1
학업과 재능발달 사회문제와 상담 산업체현장실습2 산업체현장실습2 국외인턴십2 국위인턴십2
인간관계와 상담 학습과 동기 가족상담 특수아상담 상담행정 및경영 상담프로그램개발과 창업
성격의 이해 상담언어의 기초 상담면접 상담실습 및 사례연구1 상담실습 및 사례연구2 아동청소년상담실습
  상담윤리 문화와 상담 이상행동의 이해 캡스톤디자인  
  집단상담 취창업‧진로세미나 취창업‧진로세미나    
  가족발달이론        
  상담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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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대학 상담 전공(대부분 상담관련 교과목과 실습으로 구성)
상담학 관련 과목: B 대학 대학원 상담학 전공석사: 48학점/박사 48학점: 96학점
상담이론과 실제 진로 및 직업상담 학습과 인지 상담현장실습 2
고급상담이론과 기법 집단상담 실습 인간‧변화‧상담 상담학의 최근 동향과 쟁점
집단상담 현대상담이론 상담교육 및 수퍼비전 집단상담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
교육심리검사와 진단 학습장애아 교육론 상담교육 및 수퍼비전 실습 교육심리‧상담‧특수교육 연구설계
상담현장실습 1 정서 및 행동문제와 상담 직업심리학과 상담 응용행동분석 및 단일사례연구
상담연구방법론 영재교육의 이해 상담‧윤리‧법‧제도  

B대학 심리학 전공(심리학 과목 중 상담 관련 교과목은 *로 표기)
심리학 관련 과목: A대학 대학원 심리학 전공석사: 24학점(임상 경우 30학점)/박사: 36학점: 60학점(또는 66학점)
고급심리통계 정신병리 세미나 성격연구세미나 고급학습 및 기억의 심리학
고급사회심리학 심리치료와 고급상담이론* 고급응용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의 주요 문제
고급성격심리학 고급생물심리학 인지치료 대학원 논문 연구
정신병리학 고급조직심리학 임상 및 상담현장실습 고급주의와 수행 세미나
고급지각심리학 다변량분석법 집단상담 및 치료* 정서과학
지각심리 방법론 긍정사회심리학 치료적 면접 및 실습* 조직심리학의 최근 연구 주제들
고급언어심리학 고급임상신경심리학* 생물심리학세미나 긍정조직심리학
고급발달심리학 정신병리학: 신경과학적 접근 고급조직개발론 심리학 특강
심리평가* 인지노화와 치매 발달심리학 세미나 긍정 임상심리학 세미나*

 

쟁점 2: 양성된 전문상담사의 소양을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가?

현재 발의된 법안의 방향은 앞에서 말한 교과목 이수와 실무수련, 그리고 국가시험이다. 일단 교과목 이수는 전문상담 관련 이론과 윤리, 실습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 및 대학원 운영하는 프로그램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상담교육평가원」을 설립하고, 평가원은 교육기관 및 프로그램을 인증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문상담사 양성과정의 수준을 유지 및 상향 표준화하며, 결과적으로 전문상담사의 전문성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도화하고자 하는 법안에서 실무수련은 현장의 전문상담 수퍼비전과 행정실무 수퍼비전이 포함된 수련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내담자 사례를 두고 하는 구체적 상담 방법을 가르치는 수퍼비전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전문적 상담이 정착하게 되면 수퍼비전의 의미는 상급자가 임상적,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하급자를 도와주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처럼 기관 외부에 있는 수퍼바이저에게 유료로 수퍼비전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기관 내의 상급자(예컨대, 1급 전문상담사)가 기관 내에서 하급자의 상담과 행정실무를 잘 돕는 형태의 수퍼비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법안의 방향이다.

제도화하려는 법안에서 전문가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로 국가시험이 있다. 법안의 방향은 국가시험을 1급과 2급으로 구분하여 시행하며, 「한국전문상담사국가자격시험원」의 시험 시행 및 감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쟁점3: 다양한 상담영역을 어떻게 포괄할 것인가?

상담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1급과 2급을 구분하여 2급은 일반, 1급은 전문영역을 가질 수 있는 형태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급은 학부 또는 대학원 학위를, 1급은 대학원 학위를 필수로 요구한다. 다만 1급의 전문영역이 이론이나 방법이 아니라 대상과 문제의 영역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은 많을 수 있으나, 이론이나 방법 영역까지 구별 하에 발급하면 자격증의 종류가 너무 많아지며 관리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론이나 방법 영역은 자격증(License)을 따로 발급하기보다 학회나 연구소 등에서 이수 증명서(Certificate)를 제공하여 이론이나 방법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쟁점4: 현재 ‘전문 상담’을 하고 있는 현업 종사자, 기존 상담인력을 어떻게 포괄할 것인가?

전문상담사 법안을 제도화하기 위해 전문가, 의원, 보건복지부 담당자를 만나면 항상 듣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현재 상담에 종사하고 있는 ‘현업 종사자’를 포괄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재 제도화하고자 하는 법안은 법안 시행 시점에서 합격 또는 탈락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3년에서 5년의 경과 규정을 두어 현업을 지속하게 하되, 그 기간 동안 부족한 요건을 충족하게 하여 상향 표준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모두 개인이 부담하기보다 국가가 일부라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렇게 했을 때, 하나의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현업 종사자에게 불합리하게 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쟁점5: 전문상담은 의료 영역인가? 비의료 영역인가?

현재 제안하고 있는 법안에 의하면 상담은 비의료 영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 의하면 상담은 보건의료 분야가 아닌 종교/사회복지 영역에 속하여 있다. 따라서 전문상담은 비 의료 영역의 특성을 가지는 것이 기존 제도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비 의료 영역에서 문제의 예방을 비롯하여 관계, 가족, 정서, 진로 결정 등의 발달적 문제를 주로 다루고, 심각하여 약물적 개입이 필요할 경우 의사에게 의뢰하고, 약물치료가 종료되는 시점에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내담자의 복귀와 재활을 돕는 일을 함으로써 의료계와 상호 협조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 상담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전문상담서비스의 법제화가 갖추어야 할 조건, 그리고 그러한 조건이 반영된 법안의 방향을 소개했다. 바라기는 전문상담의 발전과 통합적 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해 법안이 심의, 통과되고 보건복지부 내 적절한 체계 내에서 관리됨으로서 온 국민의 마음 건강이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과, 이를 위해 우리 전문상담사들이 함께 같은 마음과 방향으로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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